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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와 포기에도 방법이 있다

엔지니어 개츠비 2024. 2. 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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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끝이 있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에도, 직장을 다니는 것에도, 그리고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간은 늘 유한하기 때문에 부자나 가난한 자나, 그 어떠한 누구도 시간 앞에선 공평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요.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성공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100% 운이 없다고 단정 짓는 것도 힘듭니다. 능력의 한계일 수 있겠네요.



이럴 때는 멈춰서 생각하게 됩니다. “다시 힘내서 달려야 할까.” “아니면 이제는 다른 것을 해야 할 때일까.” 어느 독자님께서 편지를 주셨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는데요.



우리의 손은 두 개입니다. 무엇을 새롭게 움켜잡으려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해 포기를 제대로, 그리고 실패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를 해 드릴까 합니다.

오늘의 에디션  
맛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무작위성을 이해하자
제대로 포기하는 방법
미라클아이 핫 뉴스


제브라피쉬: 가장 흔한 열대어 중 하나입니다. (사진=셔터스톡)

물고기도 포기를 할 줄 안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상어가 있습니다. 바로 제브라피쉬인데요. 학명은 다니오 레리오(Danio Rerio)입니다. 1마리에 보통 500~1000원 정도 하고, 사람과 유전자가 90% 일치해 실험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물고기입니다.



"두뇌를 건강하게"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아렌스 박사 연구팀은 제브라피쉬를 활용해 한 가지 실험을 합니다. 제브라피쉬는 물줄기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한 번 그까짓 거 올라가보자!”



신경과학자들은 궁금했습니다. “제브라피쉬는 도대체 언제 포기하는 거야?” 오늘날 유전공학에선 3차원 현미경을 활용해 물고기의 뇌를 관찰해 포기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그 실험을 한 겄이죠.



연구진은 물고기에게 ‘좌절’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어항 앞쪽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아무리 헤엄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은 착시를 준 것인데요. 처음에는 제브라피쉬가 정말 열심히 헤엄쳤지만, 점점 에너지를 소모하더니 포기했습니다.



연구진은 물고기마저 일정 수준을 벗어난 환경에 맞닥뜨리면 포기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는데요. 이 순간 뇌 조직이 손상됐을 때 이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신경아교세포(Glial cell)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좌절은 두뇌(건강을)를 해치지만,
포기는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도파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맛 없는 음식을 먹을 때 보다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맛있는 것도 한계는 있다



“도파민이 분비된다”이런 표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도파민(Dopamine)은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데요. 사람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도파민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ADHD 조현병 치매 우울장애를 겪기도 합니다.



또 도파민이 분비되면, 그 순간 성취감과 보상감 쾌락을 느낍니다. 즉 살아갈 욕구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바로 도파민 덕분입니다. 젊었을 때 매우 신나는 일들이 한 살 한 살 먹으면 시시해지는데요.



이것 역시 도파민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20세를 전후해 가장 많이 분비되고, 이후 최대 50%까지 줄어듭니다. 생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생쥐한테 치즈를 주면 처음에는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지만,



계속해서 치즈를 먹이면 노시셉틴이 수용체에 결합해, 도파민 흡수를 차단하는 단백질을 분비합니다. “아 이제 그만, 못 먹겠다. 맛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아” 경제학적으로는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이 체감되는 것이죠.



중요한 그릿, 하지만...



우리 사회는 늘 그릿(Grit)을 강조합니다. 그릿은 미국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정립한 용어인데요. 목표한 바를 열망하고 해내는 열정, 그리고 난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끈기를 말합니다.



만약에 회사내 한 팀 리더가 “이제 우리 이 프로젝트 그만해야할 것 같다”고 하면, 그 팀은 최악의 팀이자 게으른 팀이고 겁쟁이 팀으로 낙인이 찍힐 겁니다. 그리고 그 팀 리더는 무능한 리더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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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그만둔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직장내 프로젝트를 그만두는 것도 모두 죄악시 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야합니다. 시간 앞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아론 랠스턴: 등반을 하다 인생 바위를 만났지만,역경을 극복한 인물입니다.

삶의 무작위성을 이해하자

포기를 한다는 것이 꼭, 아무것도 안한다는 것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우리 앞에는 매우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있습니다. 또 때로 삶은 의도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무작위성이 일어납니다.



인생 바위가 떨어질 때



아론 랠스턴(Aron Ralston)이 2003년 겪은 일이 대표적입니다. 대학 강사인 랠스턴은 등반 매니아였습니다. 콜로라도에서 높이가 1만4000피트(4.2km) 이상인 산을 가리키는 포티너스(Fourteeners)를 모두 등반하기 위해 홀로 길을 나섰습니다.



그는 블루 존 캐니언을 등반하기로 마음먹고 좁은 협곡 틈을 힘겹게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난데없이 절벽에서 바위가 떨어져 협곡에 그만, 한 팔이 끼어 버리고 맙니다. 아픈 것은 둘째 치고, 바위가 너무 단단히 끼어 움직이는 것마저 불가능했습니다.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고 떠난 등반. 아무도 없는 골짜기. 5일 동안 한 팔로 조금씩 물을 나눠 먹었습니다. 물마저 떨어지자 소변을 받아 마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들고온 캠코더에 가족을 향한 작별 메시지를 녹화했습니다. 벽면에는 이름, 생일, 그리고 사망 예정일까지 칼로 새겨 두었습니다. 하지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꼭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걸까, 다른 건 포기할 순 없을까.“


그리고 배낭 속에서 맥가이버 칼을 꺼내 스스로 팔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그는 17마일을 걸어 간신히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일대기는 2010년 127시간이라는 영화로 까지 제작이 됩니다. 그는 훗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대담하고 강력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걸 선택했어요. 어쩌면 이 바위는 평생 저를 기다려 왔을지 몰라요
👨비극은 제 자신을 시험해 보도록 영감을 줍니다.

대니얼 크노슨: 복무 중 지뢰를 밟아 인생 행로를 바꾼 인물 입니다. (출처=하버드대)

인생 지뢰를 밟았을 때



2018년 평창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종목. 스키를 타고 다니면서 사격을 함께하는 경기입니다. 미국 선수인 대니얼 크노슨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합니다. 그는 20발을 발사해 모두 표적을 명중시켰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는 2009년만 하더라도 군인이었습니다.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순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순찰 중에 지뢰를 밟고 맙니다. 일주일 이상 지속된 혼수상태. 눈을 뜬 곳은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군 병원이었습니다.



아래를 보니 두 다리 모두 없었고, 골반이 모두 부서졌으며, 장기마저 일부 손상됐습니다. 그는 장기적이고 미래적인 인생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필요한 건 집중할 수 있는 단기 목표였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으니까요.

그는 네이비 실 훈련법을 삶에 적용했습니다. 원대한 계획 보다는 당면한 세부 문제를 끝까지 푸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크게 삶을 바꿀 순 없겠지만,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버드대 행정학 신학 석사를 받고, 동계 패럴림픽에도 출전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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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의 책임이 100% 온전히 자기 자신에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삶은 노력대로 흘러가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때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당신 탓만은 아닙니다.



제대로 포기하는 방법

포기해야하는 순간에 직면할 때 우리는 이런 고민을 합니다. “손가락질 하지 않을까?” “직장을 그만두면 벌이는 어떻게 될까.” 영문학 박사를 받고 교수를 꿈꾸다, 그 꿈을 달성하기 직전 그만둔 줄리아 켈러는 훗날 시카고트리뷴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퓰리처상까지 받습니다. 그는 이런 말을 합니다.



두려움은 당연하다



👩 포기는 성공의 반대말(실패)이 아닙니다


그는 포기하는 방법을 알려준 책 <퀴팅>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 상황을 바꿀 수 없을때, 고민의 시간 모든 책임은 나에게만 있지는 않아요.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그들에게 그만두었다는 오명을 씌우며 현재 상황의 책임을 돌리면 세상은 더욱 불공정해지 않나요.


그러면서 그는 라이디 클로츠 <빼기의 기술>을 인용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분법적 사고와 싸워야 합니다. 그만둔다고 해서 무언가를 계속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만두기와 그만두지 않기는 반대개념이 아닙니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반응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마이너스라고 생각한 것이 플러스가 될 수도 있고, 그만두기라고 생각한 것이 그만두지 않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앞서 편지에서도 적었지만, 투두(To do)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내가 정말 간절히 원하는 프로젝트, 하고자 하는 일들을 적습니다.
두려움을 받아들인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는 두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두려운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모든 사람이 같습니다.
방향을 바꿔본다: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방향이라도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망설이는 것도 좋고, 새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고, 잠시 멈추는 것도 좋습니다. 새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매우 빠른 실패를 경험하라



심리학자인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는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을 통해 왜 실패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지 설명을 합니다.



이들은 한 도예과 교수의 실험을 소개하는데요.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자, 다음 시험에선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인정하겠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도자기를 내도 좋고, 아니면 우수한 도자기 몇 점만 내도 인정하겠습니다.”



학생들은 곧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다작을 하는 그룹, 그리고 공을 들이는 그룹. 결과는 어땠을까요. 평상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대다수가 질보다는 양을 택했습니다. 반면 우수한 작품을 내겠다고 다짐한 학생들은 제출 시간도 제대로 엄수하지 못했습니다.



성공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빠르게 실패하는데 있습니다. 도자기를 많이 만든 학생들은 스스로 빠른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던데 반해, 품질만을 강조한 학생들은 고민하다 시간만 보냈다는 메시지입니다.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면: 엉망인 음악을 수없이 연주해 봐야 합니다.
탁월한 결정을 내리는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다면: 진부한 결정을 내리는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소설을 한 권 쓰고 싶다면: 하찮은 이야기들을 많이 써 봐야 합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려면: 형편없는 영어를 많이 말 해야 합니다.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 싶으면: 어설픈 예술을 창조해 봐야 합니다.


만약 반복적으로 해 봐서도 마음에 드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포기를 할 수밖에 없을텐데요. 데카르트는 방법론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확실히 가장 좋은 길을 결정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조금 더 좋아 보이는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 이런 마음가짐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후회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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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실패하기의 저자들은 희망 대기 목록을 작성해 보라고 권장을 합니다. 희망 사항 목록을 작성해 보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라는 메시지입니다. 무겁고 큰 생각은 잠시 접어두세요. 빠르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포기와 실패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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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오늘은 삶을 고민하고, 직장내 프로젝트를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편지를 적었는데요. 삶은 마음먹은 대로, 그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때론 갑작스레 달라진 환경 때문에, 때론 힘든 인간관계 때문에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무엇인가를 새로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한계가 있어요.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연의 비중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픽사를 공동 창업한 에드 캣멀은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현실이 고통스럽다는 점과 그 결과에 따른 성장의 장점을 모두 이해해야합니다. 한 번 고통을 진전시켜보세요. 가능한 한 빨리 틀리다보면, 빠르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We have to recognize both the reality of the pain and the benefit of the resulting growth. Turn pain into progress. To be wrong as fast as you can is to sign up for aggressive, rapid learning.”


고민 보다는 행동이, 더딘 성공 보다는 빠른 실패가 더 큰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도 힘차게 전진하시는 독자님을 응원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오늘 편지 참고 문헌

출처: 미라클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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