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전거여행/여행기

0625 슬로바키아 Bratislava to 오스트리아 Wien

엔지니어 개츠비 2025. 6. 2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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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도로 차 소리에 자다 깨다 자다 깨다 계속 했다. 그리고 문제는 순찰차 같은 차가 내 텐트 앞을 바로 앞을 지나 간다. 그런 거 같았다. 계속 신경쓰였다. 너무 예민한 가.
아침에 일어나 텐트 걷고 정리 하고 있는데 옆에 자전거 캠핑장 가 말을 걸어 온다. 바빠 죽겠는데 그래도 이야기 해야지. 헝가리 사람인데 나이가 좀 많이 들어 보인다. 60대 70대 사이인 것 같다. 내가 어제 너무 바람 때문에 울컥 해 물어보니 원래 요즘 시기에는 서풍이 강하게 분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는 천천히 저속으로 이동 한다고 한다.
나는 이미 계획한 게 하루에 100km 안팍이라 천천히 이동 하든지 거리를 줄이든지 기차 점프 하든지 해야한다. 심히 고민을 좀 해 봐야겠다.

어제산 포도와 빵으로 대충 아침식사하고 어제 못 봤던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 구경 하러 간다.


어제도 늦겠지만 브라티슬라바는 그냥 한국 도심 같다. 운전자 면허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빵빵거리는 사람이 없다.

오늘도 아침부터 꼬인다. 7km 나 갔는데도 구시가지가 안보여 확인해 보니 내가 어제 경로를 잘못 만들었다.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는 포함 해 두지 않고 바로 빈으로 가는 경로로 만들었다. 빈으로 바로 갈지 브라티슬라바 구경하러 갈지 장고 끝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 보고 가긴 그래서 조금만 보려고 구시가지로 이동 한다.

구시가지 건물들, 시청사도 있고, 광장에 교회까지 있는 것까지 유럽 대부분의 도시들과 비슷하다. 유럽 여행 한지 50일 가까이 되니 이제 그렇게 큰 감흥이 없다. 그리고 오늘 계획이 아침부터 틀어져서 마음이 급하다. 그리고 브라티슬라바 성 구경하러 Google Maps을 확인해 보는데 찾아 가기가 너무 힘들다. 그리고 계단을 타거나 상당히 돌아서 가야 된다. 아침부터 너무 힘 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빈으로 가기로 한다.

운이 좋게도 길 잘못 들어 찾아 가다가 다리 중간에서 본 브라티슬라바 성이다.

바로 그냥 가려고 했으나 화장실도 가고 싶고 커피 생각이 나서 카페 들러 에스프레소 한잔 한다. 상당히 고급진 호텔 레스토랑 같았다. 건물 분위기도 그렇고 화장실도 상당히 깔끔하고 세련되고 레스토랑 직원들도 네 다섯 명이 보이고 인테리어도 멋졌다. 거기에 비해 커피 값은 1.5유로로 상당히 쌌다.


도나우 강변에서 본 UFO 타워이다. 브라티슬라바 전체 조망이 가능할 것 같다.


강변 자전거 도로 타고 가다가 다시 본 브라티슬라바 성

브라티슬라바에도 자전거도로가 요렇게 되어 있어서 큰 차량이랑 다녀도 그나마 스트레스가 덜하다.


데빈에 도착해서 본 교회


데빈 성 풍경들


아스팔트 찌꺼기 기름이 자전거 타이어에 묻어서 조금만 돌 가루들이 다 눌러 붙었다. 타이어 찢어지거나 펑크 나면 안 되니까 내려서 다 제거 했다. 참 고난의 연속이다.


상당히 희한한 다리가 나왔다. 확인해 보니 다리를 건너 강을 넘으면 오스트리아 국경이다.


다리에서 본 마지막 슬로바키아 풍경들이다.

오스트리아 국경 표지판인데 희한한 게 자부심이 상당히 강한가 영어가 안 보인다.


뭔가 다르긴 다르다. 칼각에 오스트리아 들판부터 너무 아름답다. 헝가리 들판도 아름다웠으나 헝가리 들판의 고급 버전 같다.


저 멀리 성 같은 게 보여서 구경 하러 갈려 했으나 다 막혀 있다. 정원이 진짜 이쁠 것 같은 데 멀리서 그나마 본다.

이어지는 아름다운 들판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죽어 가고 있다. 너무 힘들다. 어제보다 더 강력한 맞 바람이 불어 오는데 자전거가 나가질 않는다. 정말 앉아서 엉엉 울고 싶었다. 아직 반도 못 왔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내내 초속 6m/s 바람이 이어진다. 그리고 최대 돌풍.14m/s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자전거 여행 그만둘까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내 평생 자전거 타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나 싶다. 그래도 가야 한다.

가다가 식료품점에 들러 음료수 한잔 사 먹으려 했는데 셀프 가게이다.

샌드위치 가격이 안 보여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오스트리아 아저씨가 도와준다. 샌드위치 4유로 한다. 그리고 음료수 한 병 2유로이다. 20유로는 통에 넣고 2유로 7개 가져오고 목록에 작성 한다. 오스트리아어로 적어야 되나 아저씨가 다 적어줬다. 다행히. 너무 고마웠다.

음료수는 상당히 맛있었으나 샌드위치는 소금까지 넣었는지 상당히 짜다. 다 먹고 나니 다시 갈려니까 진짜 가기 싫어 지고 엄두가 안난다. 그래서 자판기 에스프레소 한 잔 한다.
2유로 넣었는데 0.5유로 거스름돈 돈이 안 나온다. 어쩔 수 없이 기부 하고 나온다. 커피도 한잔 했겠다 다시 가보자.

자전거 타고 가는데 강력한 서풍이 계속 불어 온다. 자전거 타고 가면서 진짜 욕이란 욕은 마음 속으로 계속 했다. 아름다운 풍경이고 나발이고 울컥 한다.

마을이 나오자 마자. 마트 검색해서 음료수사 먹으러 간다. 근육 회복할 우유 와 조금이나마 낫겠지 싶어 몬스터 음료를 산다. 우유인줄 알고 샀는데 요거트다. 오스트리아 물가 비싼데 유제품은 그나마 싼 편이다.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다. 재활용품 보증금 따로 받아야 된다.


다시 또 이동 한다. 풀들도 곡식들도 다들 바람에 꺾여 있다.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는지 나는 미치겠는데 풍력발전기 바람개비는 신나게 돌아간다. 정말 이 날이 이때까지 자전거 타면서 제일 힘든 날이다. 바람 앞에 나는 굴복 할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속도가 아주 느리더라도 아주 천천히 페달을 돌렸다. 돌리지 말고 쉴 때도 있었고 그나마 낫긴 한데 속도가 너무 안나와 진짜 적응이 안 된다.

오스트리아 자전거도로는 이때까지 유럽의 나라 중 최고다. 정말 잘 되어 있고 통 크게 자전거 위해서 도로 다 내어 준다.

드디어 빈 또는 비엔나 도심 도착. 도나우강이다. 도나우강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긴 강으로 내가 지나왔던 나라들 대부분 도나우강이 흐르고 있었다.

현대적인 건물들도 많이 보인다.

아름다운 강변 및 교회 건물들을 보니 너무 힘들었던 자전거 타기가 그나마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오늘의 숙소 가는 길에 풍경들이다. 오스트리아 빈은 이쁘긴 한데 좀 위화감이 든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고생을 너무 해서 그런가?

오늘의 숙소 내 방이다. 진짜 너무 실망이다. 에어컨 안 나오는 건 알고 있었는데 Wi-Fi도 안 된다. 그리고 방이 총 여덟 개인데 화장실 하나 샤워실 하나밖에 없다. 날씨도 너무 더운데 확 짜증이 난다. 우짜겠노 빨리 짐 정리하고 샤워나 하자.

오늘은 고생했으니 삼겹살 사서 구워 먹는다. 숙소 후라이팬은 상당히 찝찝해 보여 내 걸 사용한다.


보통 쉬는 날 전날은 와인 사서 먹는데 오늘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시원한 맥주가 너무 땡긴다. 그래서 각기 다른 오스트리아 맥주 세 개를 샀다. 맥주 시원하게 꿀꺽꿀꺽 잘 넘어 간다. 오랜만에 먹는 삼겹살도 맛있고 이제 좀 살만 하다.

하나는 잘못 샀는지 알콜 도수가 0.5도다. 마실 때는 몰랐는데 술이 좀 취 하는 느낌이었는데 플라시보 효과인가? 맥주 세 캔 다 먹고 저녁 마무리 하고 설거지 한다.


소화도 시킬 겸 동네 산책 나선다. 원래는 강변이나 이런데 가서 야경을 보려 했으나 너무 힘들어 모든 게 싫다. 내일도 상황 봐서 힘들면 그냥 숙소 있을 거다. 조금만 동네인데도 상당히 큰 교회가 있다. 이렇게 오늘도 힘든 하루를 마무리 하고 숙소에 돌아와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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